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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레스토랑 - 오지랖 엉뚱모녀의 굽신굽신 영업일기

파람북

변혜정, 안백린 (지은이)

2023-09-20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인문학자 엄마와 의학도 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녀들의 자영업 진출!
업종은 only 식물성 재료 레스토랑,
그런데 가보니 웬, 고기를 판다?


젠더, 섹슈얼리티 전공 학자이자 공공기관장으로 재직하던 엄마 변혜정. 그리고 영국의 두 명문 대학에서 의료생물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을 밟던 딸 안백린. 그렇게 책만 파던 이 두 모녀가 2020년 갑자기 셰프와 서버로 변신, 자영업으로서의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제로 웨이스트(재사용품 사용 및 폐기물 방지)’의 기치 아래, 전형적인 파인 다이닝보다는 다양성과 비정형을 추구하는 컨셉트다. 게다가 오직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하는 이곳(‘천년식향’)은 흔히 말하는 순수 비건 지향의 레스토랑으로 분류된다. 언뜻 보기에도 단순한 음식 장사는 아닌 것 같다.

더 의외인 것은 맛 자체. 비건이라고 하면 초록색의 내추럴한 느낌, 사찰 음식처럼 정갈한 맛을 흔히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고기로 착각하게 만드는 식감, 과감한 향신료 사용에 더해 강한 간이 가미된 음식은 와인 필수라는 정책과 맞물려 ‘육감적인’ 미각의 세계를 고객에게 선사한다. 주요 일간지와 여러 패션 잡지, 그리고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까지 소개될 만큼, 서울 대표 맛집이자 2030 세대의 비건 트렌드를 상징하는 핫 레스토랑으로 이름난 이유다.

북극곰도, 서버도, 강아지도, 스태프도, 참치도, 셰프도
모두 같이 살고, 더불어 행복하자고 시작한 레스토랑
《뉴욕타임즈》에 소개되는 영예와 함께 펼쳐지는 수많은 난관,
지구와의 상생과 돈 벌기 사이의 솔직한 유기농 이야기.


하지만 ‘맛’의 성공이 꼭 장사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구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여러 가치 지향을 언론에서 주목해준 것 역시 마찬가지다. 채소는 원가가 낮다는 편견, 채소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사회 분위기, 채소 요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의 경시. 그것들은 채식을 ‘비쌀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러니 유기농 재료와 셰프의 손을 거친 발효 작업으로 오랜 시간 동안 조리된 고급 채식은 단지 조리만 가능하지, 경제적으로는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 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말이다.

한편 비건이라는 트렌드는 분명 현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강렬한 것이지만, 그것의 ‘불편한’, 그리고 ‘다양한’ 성향도 영업에는 어려운 점으로 남는다. 강경한 동물권자 손님들은 식당의 모기조차 함부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2부 4장). 트러플이나 저스트 에그(식물성 계란) 등 특정한 재료도 관점에 따라 쓰거나 쓰지 말아야 할 것이 된다. 그리고 금욕적이거나 자연주의적 성향의 채식주의자들은 음식의 재료가 식물성이라도 그 지향이 고기와 비슷하거나 공장식의 생산과정을 거친 것이라면 극도로 경계한다. 대표적으로 대체육이 그렇다. 비건에 대한 다양한 편견들과 비건을 수행하는 다양한 입장들의 격차 속에서, 모녀의 비건 프로젝트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강렬하게 맛있는, 채소 아닌 듯 채소 요리로
비건이란 편견과 비건이 아니란 편견에 동시에 도전하는
과잉스펙 모녀의 ‘내 멋대로’ 레스토랑 영업일지


결국 이 책에서 그들이 내리는 결론은 비건이라는 라이프스타일도 마치 젠더처럼 스펙트럼이라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젠더는 물고기처럼 분류될 수 없고 서로 우열을 가릴 수도 없는 무언가라는 결론을 냈던 것처럼. 비건의 삶에 우열은 없다. 그리고 비건을 지향하는 다이닝 바에도 정답은 없다.

그렇게 비건으로서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비건을 넘어서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유기농, 발효 푸드를 요리하며, 탈-위계적 조직문화로 음식에 저마다의 색깔을 입히는 국내, 해외의 여러 개인, 단체, 업장들의 모습도 소개한다.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요리 사진들도 흥미 요소. 고정된 규범과 양식 대신 각자의 자유로움을 존중하는 문화. 지구 환경을 위해 고기는 먹지 않더라도, 고기라는 취향 자체에는 열린 태도.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한다. 리뷰와 답글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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